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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버스 장단점

운전

by 날으는지렁이 2021. 1. 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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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에게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마운 교통수단이지만 보편적인 인식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불편,불친절,난폭운전 등 부정적인 키워드가 떠오르는것도 사실입니다.


 

 

2018 버스불편민원 신고현황(경인일보 캡쳐)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2541

 



2000년대 초에 환승제도와 더불어 서울시내버스가 준공영제가 되면서 현재까지 버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차 줄어들었고 기사들의 처우도 개선이 되면서 직업으로써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필자는 그간 버스승무사원으로 근무하면서 느낀 장단점등을 주관적이지만 가감없이 밝힘으로써 운수업으로 취업이나 이직하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장점

1.안정적인 급여
월급은 밀리거나 하는일없이 칼같이 나옵니다. 얼마나 근무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충 세후로 월250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이것외에 두달에 한번씩 160정도 보너스를 받습니다.(이것도 일한만큼 지급)
연봉으로 치면 세후 4천정도죠.

2.복리후생
원칙상 주5일근무. 휴일에 일하면 그날 하루는 임금의 1.5배를 받습니다.(시프트제도라 합니다.)
법정공휴일 또한 일하면 1.5배고 쉰다해도 연차소모는 없습니다. 일 욕심부린다면 월급3백 쌉가능.
연차는 15일이고 2년마다 1일씩 증가합니다. 연차사용은 자유로운 편이며 안쓰면 추가수당을 제외한 기본급만 월급에 포함되 나오게 됩니다.
또 자녀의 장학금도 지원하며(고등학생만) 해마다 물가상승률 반영해서 기본급이 오릅니다.

 

 

제 한달 봉급표입니다. 시프트하루 했네요.

 

 


3.일할땐 나홀로
사람과 부대끼며 받는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취객과 ㄸㄹㅇ를 제외하고 나만 잘하면 트러블 생길일이 없죠. 운행중엔 내가 선장이고 사장이고 책임자입니다. 필자같은 아싸에게 매우 적합한 직업이 아닐수 없음ㅎ
스트레스 받지않도록 스스로 마인드컨트롤 잘하고 즐겁게 운전할 수 있다면 몸이 힘든일도 아니니 좋은 직업이지요.

4.비전있는 철밥통직업
그동안 근무해 오면서 근무조건이 꾸준히 개선되왔고 그러한 추세를 봤을때 완전 공영제도 꿈은 아닙니다.
작년 코로나 추세에도 준공영제 회사들은 인원감축은 없었어요. 불황과 상관없는 직종이 버스기사입니다. 음주걸리거나 사망사고, 12대 중과실 대형사고가 아니라면 짤릴일 거의 없고 정년이 지나도 1년 계약직(촉탁)으로 70세까지 일할수 있습니다.

5.러시아워없음
서울시내버스는 대부분 2교대입니다.(오전반,오후반)
오전반(새벽출근 -->낮퇴근)으로 일주일 근무후 쉬고 오후반(낮출근-->심야퇴근) 쉬고 다시 오전반 이런식으로 근무가 돌아가므로 출퇴근때 정체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러시아워때 일하고 있다는게 함정
또한 평일 관공서나 은행,병원 이용이 편리하겠죠.

 

 

 

 

 


단점

1.배차간격으로 인한 스트레스
버스기사로서 가장 힘든게 뭘까요? 입사전에는 막연히 '맨날 같은길 다니는게 너무 지겨울거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해보니 그런 생각은 너무 행복한(?) 고민이었어요ㅋㅋ.. 서울은 전국최강의 교통정체를 자랑합니다. 앞차는 항상 나이트슈마허라 보면 됩니다..
그 상황에서 12M의 긴차를 몰고 사고없이 안전하게 승객을 모시고 앞차를 따라가야 합니다.
필자는 서울에서 첫 실습운행을 해보고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

2.근무강도
위에 말했듯 정체심한 서울에서는 운전 자체가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순수한 운전시간만 계산해도 평균 8시간은 길에서 보낸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운전만 하는것도 아니고 요금,승하차승객,연비등 신경써야 할것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괜히 월급이 많은게 아니에요. 일한만큼 주는것이죠.

 

 

 

 


3.사고위험
모든 운수업 종사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버스는 다수의 인원이 이용하므로 조금 더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특히 개문발차(문열린 상태로 출발)는 12대 중과실에 포함되므로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4.사회적 인식
근래에 처우가 좋아지고 젊은 기사들도 많이 늘었지만 아직 '운전수는 노가다 다음'이라거나 달구지 몬다며 무시하는 풍토가 없어지진 않은듯합니다.

5.높아진 진입장벽
2020년 7월부터 서울시에서 직접 기사를 채용합니다.
그전에는 버스업체에 지인이 있으면 입사했지만 비리근절과 공정성을 위해 바뀌었죠.
음주나 뺑소니, 법규위반등의 이력이 있으면 서울시내버스 입사는 힘들다고 봐야합니다.

개인적인 직업체감도 별점
만족도☆☆☆
난이도☆☆
리스크☆☆☆
급여및복리후생☆☆☆☆
비전☆☆☆
정신적스트레스☆☆☆

총평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수 있다면 정말 좋은 직업입니다. 근데 그렇게 하기가 정말 힘들어요ㅠ..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그랬습니다. 운전대 잡으면 공자님도 욕합니다. 기사들이 코로나 이전부터 괜히 마스크쓰고 다닌게 아니죠.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있으며 애로사항 없는 일이 어디있을까만..부디 '버스기사나 해볼까..'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접근하지는 말길 바랍니다. 시민의 발이며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적성을 잘 판단해서 결정하길 바랍니다.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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