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이 녀석은 나와 애증의 관계이다. 인간은 망각의 축복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망각이 축복인 경우는 안 좋은 기억일 때뿐이다. 좋은 일,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 아름다운 추억 등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기억마저 망각한다면 그것은 저주라 불러야 마땅하지 않은가? 때문에 사람들은 좋은 순간에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남기며 기억을 보존하려 노력한다. 나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건망증이 심한 편이다. 어떤것에 집중하면 이전 상황은 이내 잊어버린다. 블랙박스를 달고 다녀야 되나 생각할 정도다.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고 일찍 잠들고 독서를 하고 견과류 먹고 기억에 좋다는걸 해보는 중이지만 별로 진전은 없다. 얼마 전에도 당근 마켓 중고거래하기로 해놓고 까맣게 잊어버렸다ㅡㅡ 자괴감이 몰려왔고 한심하다는 듯한 아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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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17. 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