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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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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으는지렁이 2021. 4. 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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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예보가 있던 흐린 월요일 아침 출근길.
골목길 사거리를 지나다 우회전하는 차가 쑤욱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부딪힐 뻔했다.
순간 화가 났지만 어쩌랴..
차는 이미 지나간 후였다.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은 어린이 보호구역이었음에도
보행자 보호의무 따위 안중에도 없는 마이웨이 운행에 

직업 운전수로서 깊은 빡침이 몰려왔고 

다음번에 만나면 휀다를 걷어차 주리라

소용없는 다짐으로 분노를 억눌러봤지만 

불쾌한 기분은 꽤 오래 가시지 않았다.

 

 

나는 성격이 그다지 좋지 않다.

 


점심시간 독서를 하다가 내가 읽던 책 제목이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이란 걸 
깨닫고 출근길의
해프닝이 떠올라 실소가 나왔다.
책에 등장하는 예민한 사람들의
 정신상담사례를 읽으며
'이런 사람도 있네' 
'저러면 안되지ㅉㅉ'
따위 생각을 하면서 저급한 우월감에 빠져있던 
나를 반성했다.

 

 

 


내가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탓도 있고 그 차가 

A필러에 가려져 순간적으로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나는 왜 그렇게 공격적인 생각을 하면서 감정을 낭비했을까.

그냥 아무 일 없던 듯이 내가 
할 일을 계획하고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이었겠지.

 

살만하고 여유 있거나 삶의 목표가 분명한 이들은

사소한 일로 불필요한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거 같다.

본인 할 일 하기 바쁘니까.


정신병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전두엽이 조금 덜 발달했다면 분노조절 장애가
 되지 않았을까..?

배우자가 한 사소한 말에도 쉽게 화가 난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답답하다.

층간소음에 민감하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이튿날 힘들어할 때가 많다.

끔찍한 영화나 TV를 보지 못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지 항상 걱정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를 못 한다.

먼 미래의 일까지 미리 걱정한다.

큰 병이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

사람들에게 소심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문단속, 가스, 불, 지갑이 제대로 있는지 여부를
여러 번 확인한다.

운전할 때 사고가 나지 않을까 지나치게 걱정한다.

항상 긴장 속에 사는 것 같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설사나 변비에 시달린다.

밤에 무서워서 TV를 틀거나 불을 켜고 잔다.

사람들과 눈을 잘 맞추지 못한다.

긴장하면 호흡이 잘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감정 기복이 심하다.

쉽게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여러 사람 앞에 서는 것을 피한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

시험, 발표에서 늘 평소보다 실수를 많이 한다.

권위적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가족이 늦게 들어오면 사고가 난 것 같아 불안하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P.78

7개 이상 해당되면 예민한 사람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예민하다고 해서 반드시 안좋은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저 성격적인 특성중 하나일 뿐이며,
예민함을 조절,극복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계발한다면 오히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창의적인 강점이
된다고 주장한다.

나는 4개 정도밖에 해당되지 않지만 살면서
나의 행동들에 대한 피드백을 하면서 실수를 줄여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